다정한 비, 여름

7월 12일이 실장님 생신이라 11일 브레이크 타임 때 나이상 막내인 과장(이때까진 썸남이었음)이랑 둘이서 선물 사러 갔다가 시간 남아서 들른 카페. 여기 너무 예뻤다. 비오니까 분위기도 좋았고 고양이도 있었고 

12일, 실장님 생일 회식. 

13일, 퇴근하고 과장이랑 술 마셨음. 

14일, 가게 단체 회식. 

그리고 드디어 순천에서 올라온 나의 미녀... 한빛과 만났다. 둘 다 쫄쫄 굶은 상태라 밥부터 먹기로 하고 저번주에 예약해 둔 무실동 오스테리아우로 옴. 가지 튀김이랑 봉골레 파스타 먹었는데 음식 깔끔하니 괜찮았음. 1인 운영 가게인데도 사장님 친절하셨고. 

무실동 스토리즈, 구썸남(이제 현남친)이 추천해 준 카페. 나 빵친년이라 빵 맛있는 곳 좀 추천해달라 했는데 여기 맛있다고 해서 왔더니 진짜 맛있었음. 과연 쩝쩝박사. 밥 먹고 배불렀는데도 빵 다 맛 보고 한 입씩만 남겼다. 한빛 씨는 시그니처 음료 시켜서 먹어봤는데 그것도 맛있었음. 

빵 고르는 나의 여자. 

친구들 뒷모습 찍는 걸 좋아해서 여러장 찍었다. 

귀여운 헌터부츠 

오키트 호텔 컨디션 괜찮더라. 

그리고 또 현도를 옴(현도 광인) 웨이팅 두 팀이라 기다렸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듯. 진짜 엄청 오래 걸린다. 

봉화산택지 현도, 현도 너무 맛있음. 히로시마 클래식 오꼬노미야끼랑 시오버터 야끼소바 시킨 다음에 한빛 씨는 츄하이 한 잔, 나는 하이볼 두 잔 땡긴 뒤 다시 숙소 가서 계속 떠들었다. 수다 끝이 없었음. 

다음 날, 뮤지엄산 왔다. 원주투어버스 처음 타봤음. 안도 타다오 전시 이번 달 말에 끝나서 오고 싶었는데 한빛 씨랑 오게 돼서 기뻤음! 

구경하는 것이 귀여움. 

졸라 아름답다. 

영원한 청춘에게
- 안도 타다오

뮤지엄산 카페 진짜 예뻐서 좋아한다. 

날이 흐렸지만 오히려 덥지 않고 좋았음. 

나이 먹어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자주 마심. 

포토존 있길래 한 장 같이 찍어봄 

흑백 사진으로 건축물을 찍었을 때 명암이 뚜렷하게 보여서 빛이 도드라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변태 같음.

대표작, 빛의 교회. 

이 전시 공간 진짜 환상적이었다. 

스포트라이트 들어오는데 정말 아름다움. 

스케치가 좋아서 

백남준 전시, 이거 귀엽다. 저번엔 다른 거였는데 이번엔 로봇가족. 만지면 과거로 타임슬립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상상력 자극됨. 

굿즈 구경하는데 쿠키를 팔길래 재밌어서 보다가 다들 청춘 쿠키를 비웃기만 하고 사질 않길래 뭔가 가여워서 내가 샀음! 사자마자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다. 장기보관이 가능한 버터쿠키 맛이었는데 나쁘지 않았음. 

색감 예쁘다. 청사과에서 가져온 파릇함이겠지?

제임스 터렐관, 원래 우린 명상관을 노리고 온 건데 명상관이 시간이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이 제임스 터렐관 구경한 거였음에도 정말 너무 너무 재밌었다. 만족도 최상이었음. 난 원래 체험형 전시를 가장 좋아하는데 제임스 터렐관이 그런 느낌이어서 좋았던 모양. 참고로 작품은 작가 요청으로 사진 촬영 불가하고 관람 중 직품 보는 방법 전부 가이드 받는다. 작가 소개를 보면 어린 시절 독실한 퀘이교 신자였던 부모 아래에서 정신적 수련, 침묵을 중요시 하는 엄격한 교육을 받았던 경험이 있고 아버지 영향으로 천문학에 관심을 두었으며 그 외에도 미술, 수학, 지각 심리학 등을 깊게 연구했다고 하는데 그런 배경 때문인지 실제 작품에서도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고 빛과 심리적인 트릭을 이용해 감상하는 내내 명상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한빛 씨가 은쑥이다! 하고 좋아해서 이거 보들보들해요! 하면서 만져보라 해서 만져봤는데 진짜 보들보들함! 너무 귀여웠음! 

아름다운 껍데기와 더러운 가격

헤어지기 전, 미니샷으로 사진 뽑았다. 부디 한빛 씨에게 원주가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길.

 

비가 내렸는데도 기억이 맑다. 화창한 기분으로 다녀서 그럴까? 역시 곁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구나. 우리 또 보는 거예요. 사랑해!